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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기사] 개척했더니 코로나 터졌네…발버둥 치며 버텨 온 광주 청어람교회 이야기-NEWS&JOY
실천신대
조회수 : 1185   |   2022-05-31

기사출처: http://www.newsnjoy.or.kr/news/articleView.html?idxno=304410&fbclid=IwAR3K0bT0Xd_61YemJIHg7yLN7CuKfCGuKMXJBEbrvQyiCYPQI2ciUkzn3qk

[인터뷰] 홍근영 목사, 소그룹 공동체 지향하며 교제·섬김 방점…"교인들에게 여백 제공해야"


[뉴스앤조이-이용필 편집국장] 중·대형 교회에서 부교역자로 지내 온 홍근영 목사(41)는 불현듯 위기의식을 느꼈다. 언젠가 담임목사로 부름 받을 수 있는데 제대로 준비돼 있지 않다고 느꼈다.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고 있을 때 친한 선배 목사가 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실천신대·이정익 총장)에서 공부하며 앞길을 모색해 보라고 권유했다. 홍 목사는 실천신대에서 종교사회학·교회론·목회상담학을 배우며 목회관 등을 재정립했다. 이 중 종교사회학은 큰 도움이 됐다. 이 과목을 담당한 정재영 교수는, 교회는 지역과 함께 호흡해야 한다면서 만일 교회를 세운다면 지역(동네)부터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원래 홍 목사는 교회를 개척할 생각이 없었다. 한국교회 성장이 멈춘 상황에서 개척하면 가족들이 경제적 어려움에 맞닥뜨릴 게 불 보듯 뻔했다. 하지만 실천신대에서 공부한 다음 생각이 바뀌었다. 도전해 보고 싶은 마음이 들었다. 아내와 상의 끝에 광주광역시 광산구 한 빌딩 6층을 임대해 청어람교회를 세웠다. 학교에서 배운 대로 미리 지역 특성부터 파악했다. 부유층과 빈민층이 공존하는 곳이었고, 인구 밀도가 높은 편에 속했다. 앞으로 교회가 무슨 일을 하면 좋을지 어느 정도 감이 왔다. 홍 목사는 동사무소와 연계해 지역 내 어려운 가정 10곳에 1년간 도시락을 보내고, 김치 등을 나눠 주는 등 구제 사역을 했다.

처음 교회를 개척할 때는 기존에 알고 지내던 두 가정과 교인 1명이 함께했다. 원년 멤버인 셈인데 그저 감사할 따름이었다. 첫 개척이다 보니 초조하면서 걱정이 들기도 했다. 사실 더 큰 문제는 따로 있었다. 개척 시기가 2019년 12월 31일, 그러니까 온 세상이 코로나19에 점령당하기 바로 직전이었던 것. 5월 26일 청어람교회에서 만난 홍 목사는 "교회를 개척하고 15일 만에 코로나가 터졌다"고 말했다. 이후 신천지발 코로나가 전국으로 확산했고, 사회적 거리 두기가 시행되면서 한국교회는 온라인 예배로 전환해야 했다.

청어람교회도 현장 예배를 영상 예배로 대체했다. 홍근영 목사는 매주 사람이 아닌 영상 장비를 보고 설교했다. 혼자서 떠들다 보니 다소 편한 느낌도 들었는데, 어느 순간 벽에 대고 설교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확실히 교인들의 눈을 마주쳐 가며 교감하는 현장 예배와는 차원이 달랐다. 그럼에도 홍 목사는 "청어람교회가 여러분과 함께하고 있다"는 메시지를 계속 전하며 할 수 있는 일에 최선을 다했다.

때때로 교인들에게는 크고 작은 선물을 나눠 줬다. 아직 마스크 스트랩이 상용화하기 전 아내와 함께 목걸이 1000개를 만들어 교인들에게 돌렸다. 전남 순천에서 건강원을 운영하는 부모님의 지원을 받아, 두 달에 한 번씩 건강즙을 무료로 전달했다. 성탄절 등 큰 행사가 있을 때도 직접 교인들 집을 찾아가 선물을 줬다. 이즈음 청어람교회에 등록한 교인들은 "개척교회가 돈이 어디 있어서 이런 걸 다 주느냐"며 신기해했다고 한다. 홍 목사는 "가진 것 안에서 차별 없이 환대하기 위해 노력했다. 비록 작은 것이지만 코로나로 불편해진 교인의 일상이 조금은 환기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소그룹 모임 '숲' 통해 진정한 교제 추구
가난한 자, 사회적 약자 위해 기도·연대
기성 교회와 같은 방식으로 전도 안 해


홍근영 목사가 개척할 때 가장 염두에 둔 것은 '소그룹 공동체'였다. 소그룹을 만들어 말씀·선교·교육·평화 등을 주제로 한 교육을 주기적으로 진행하려고 했다. 하지만 개척과 동시에 코로나가 터지면서 모일 수가 없었다. 다행히 지금은 사회적 거리 두기가 해제됐고, 소그룹 모임인 '숲'을 키워 나가고 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예장통합)과 기아대책, 목회데이터연구소가 5월 25일 발표한 '2022년 코로나19 이후 한국교회 변화 추적 조사 결과'에 따르면, 개신교인들은 '내가 다니고 싶은 교회' 가운데 '교인 간 진정성 있는 사랑과 교제가 있는 교회'를 1순위로 꼽았다.

'숲'이 이를 담고 있다. 홍 목사가 생각하는 소그룹은 '교회 안의 교회'이다. 소그룹 안에서 서로 중보 기도를 하고 교제를 나눈다. 홍 목사는 "실제 우리 교인 중에도 진정성 있는 교제를 원하는 분이 많다"면서 "현재 교회 안에 5개의 숲 모임을 하고 있다. 주일예배가 끝난 뒤 각자 모임을 통해 교제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그룹 모임은 교회 내 교제로 그치지 않는다. 내적 공동체성을 강화한 이후 외적으로는 가난한 자와 사회적 약자를 위해 기도·연대하도록 이끌고 있다.

청어람교회는 수요일마다 '성경 수다방'이란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 지정해 준 아티클을 읽고 와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모임이다. 홍 목사는 "이때 평소 교회에서 하기 어려운 이야기, 괜히 말했다가 이단으로 오해받을 것 같아서 못 한 이야기, 사회적 고민 등을 나눈다. 자유롭고 안전하게 말할 수 있는 유익한 모임이다"라고 말했다.

아무리 좋은 프로그램과 계획을 구상해도 사람이 없으면 실행할 수가 없다. 개척한 지 얼마 안 된 청어람교회가 소그룹 모임과 각종 프로그램을 진행할 수 있는 것은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청어람교회는 개척 2년 반이 지난 지금, 출석 교인만 40여 명에 이른다. 재적 교인은 70명이 넘는다. 기자가 "코로나 팬데믹 시기에 이렇게 성장한 게 신기하다"고 하자, 홍 목사는 "하나님 은혜인지 운이 좋아서 그런 건지 모르겠다"며 한바탕 크게 웃었다.

그도 그럴 것이 홍 목사는 개척 이후 전도에 나선 적이 단 한 번도 없다. 전도 행위 자체가 성격에 맞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예전에 부침개 전도를 엄청 많이 했는데 내 성향과 맞지 않았다. 부침개를 먹는 사람들도 '전도 때문에 한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 보니, 주는 사람이나 먹는 사람이나 부자연스럽고 억지스러운 게 느껴졌다. 괜한 불편함만 생겨서, 기성 교회와 같은 방식으로는 전도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청어람교회를 찾는 이들은 주로 소셜미디어를 보거나 교인들 소개로 온다. 그렇게 장년층을 비롯해 청년·청소년이 조금씩 늘기 시작했다. 홍 목사는 "다른 교회와 마찬가지로 처음 오시는 분들에게 무례하지 않게 정중히 응대한다. 교회에 빨리 등록하라고 재촉하지도 않는다. 그저 좋은 느낌을 받아 갔으면 하는 마음으로 임하는데, 이런 자세가 그분들이 결단하는 데 동기부여가 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사람들이 모이면서 예산도 조금씩 채워졌다. 운영비·사례비를 제외한 나머지는 선교비로 흘려보내고 있다. 개척 1년간 사례비를 받지 않았던 홍 목사도 최저시급 수준으로 사례비를 받고 있다. 교육 파트 사역자도 뽑아서 함께 사역하고 있다.


안전한 공간, 마음의 평안과 쉼 원하는 교인들
목사에게 의존하는 구조 깨뜨려야
"교회마다 특성 달라, 정답은 없다"


비교적 빠른 시간 안에 교회를 자립한 홍근영 목사는 정작 성장과 재정에는 크게 관심이 없었다. 그것보다 교인들이 무엇에 관심을 두는지 살피고 있다. 시대에 따라 문화가 변화하듯 교회도 마찬가지다. 홍 목사는 기존 교인의 문화양식이 변화하고 있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교인들은 심방을 집이 아닌 카페나 교회에서 하길 바라고, 개개인의 이야기를 터놓고 할 수 있는 '안전한 공간'을 원한다고 했다. 마음의 평안과 쉼을 추구하는 교인들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홍근영 목사는 "그동안 교인들은 교회에 너무 헌신해 왔다. 이제는 교회가 교인들이 가정과 삶을 돌아볼 수 있게 여백을 제공해야 한다고 본다. 교인들은 숫자(부흥)에도 많이 민감해 한다. 커지는 것보다 소수를 선호한다"며 "전반적으로 교인들의 관심 사항을 파악하면서 이것저것 다 해 보려고 한다"고 말했다.

홍 목사는 장기적으로 교인들이 주체성을 가지고, 목사 한 명에게 의존하는 구조를 깨뜨리고 싶다고 했다. "한번은 선교비 50만 원을 어떻게 쓸지 회의한 적 있는데, 교인들이 '목사님 뜻대로 하라'고 하더라. 같이 고민하고 결정해야 하는데, 마치 목사에게 일임하는 게 순종이나 미덕인 것처럼 알더라. 이런 작은 부분부터 바꿔 나가는 노력을 함께해 보려 한다"고 말했다.

인터뷰를 마칠 무렵 홍근영 목사는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는 "교회마다 특성이 다르고,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우리 교회도 대안적 교회를 꿈꾸며 출발했지만, 아직 명확히 어떤 교회라고 규정할 단계는 아닌 것 같다. 그냥 발버둥 치는 교회로 생각해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출처: 뉴스앤조이] 개척했더니 코로나 터졌네…발버둥 치며 버텨 온 광주 청어람교회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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