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한 관점에서 주목하는 것이 바로 지역사회이다. 지역은 그동안 교회에서 주로 전도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다. 이러한 관점에서 마을은 교세를 확장하기 위한 대상 이상의 의미를 갖지 못한다. 그러나 최근에 지역 자체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역 사회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구현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다. 죄악에 빠진 세상에서 사람들을 교회라는 구원의 방주로 도피시키려고 하기보다 이 세상 자체를 변화시키려고 하는 노력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허락한 이 사회는 비록 죄악이 넘쳐난다고 해도 포기하고 방치되어야 할 곳이 아니라, 똑같이 하나님의 영광이 구현되어야 할 공간이기 때문이다.

선교는 좁은 의미의 복음전도만이 아니라 이웃사랑까지 포함하는 폭넓은 개념이며, 이 땅이 하나님의 창조 원리에 따라 작동하고 이 땅의 모든 사람들이 하나님의 형상을 회복도록 하나님 나라를 세우고 확장하는 것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이해해야 한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파송하시며 그들에게 세례를 주는 일뿐 아니라, 예수의 '모든' 가르침을 가르쳐 지키게 하는 사명도 주셨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복음은 사사로운 신앙이 아니라 공적인 수준에서 발현되어야 한다. 기독교 신앙은 사사로운 개인 영역에서만 가치를 갖는 것이 아니라 세상의 모든 공적인 영역에서 그 힘을 발휘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인의 삶은 교회 안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각각의 삶의 영역에서 어떻게 기독교 정신을 구현하고, 기독교 가치를 실천함으로써 우리 사회를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공간으로 만들 것인가가 중요한 것이다. 이것이 하나님 나라 운동에서 매우 중요한 부분이다. '운동'은 의도를 가지고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고 자원을 동원해서 어떤 목표를 이루고자 하는 것인데 하나님 나라의 확장도 이러한 운동의 측면에서 이해될 수 있기 때문에 하나님 나라 운동이라고 표현할 수 있다.

하나님 나라 운동에 참여하는 교회는 전통적인 교회들이 갖는 모이는 교회로서의 한계를 극복하고 모든 교회가 터하고 있는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하고 사회에 대한 공적인 책임을 다하는 교회를 추구한다. 이러한 관점에서 교인은 단순히 개교회에 속한 '교인'으로는 충분하지 않고 사회를 변혁시킬 수 있는 '기독 시민'이 되어야 한다. 그래서 교회 안에서 기독교 시민 교육을 실시해야 하고 이렇게 훈련된 기독교 민을 교회 안에서뿐만 아니라 다양한 사회 영역에서 공적인 참여를 통해 지역사회를 바꾸고 정치와 경제를 바꾸고 우리 사회의 규범과 가치를 바꿀 수 있어야 한다.

이것이 우리가 지역공동체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는 먼저 교회가 속한 지역사회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역교회는 지역사회에서 선교적 사명을 감당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한 점에서 파송 받은 교회로서의 사명을 다하기 위해서는 우리가 속한 사회, 특히 지역사회에 관심을 갖고 사역을 펼치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제 교회는 다시 지역사회 안으로 들어가야 한다. 거기에서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질 수 있도록 하나님 나라 운동을 펼쳐야 한다.

조성돈 huios@gspt.ac.kr
정재영 ccyong@gspt.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