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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문 기사]“한국교회서 수평적 논의? 아직 힘들어… 점진적 변화 기대” 목회 청사진 그리는 한국교회생태계연구네트워크- 국민일보
실천신대
조회수 : 67   |   2022-05-13
기사 출처: https://m.kmib.co.kr/view.asp?arcid=0924244201&code=23111211&sid1=pol11%25EF%25BF%3F&fbclid=IwAR3vjRPMndcTzOcMGTtLB1XZXezKH-xSmjruwemMtybfUjdcV3ChEGl-_zY
한국교회생태계연구네트워크(교생연N) 대표 한경균 목사와 회원들이 최근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있다. 교생연N 제공


한국교회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여러 전망이 있지만 지금 같은 남성 목회자 중심의 리더십으로는 다양해지는 사회를 품기 어려울 거라는 전망이 적지 않다.

20대 여성과 젊은 신학생, 현직에 있거나 은퇴한 목회자, 선교사들까지 여러 세대는 물론이고 교인과 목회자가 어우러져 목회 청사진을 그리는 공동체가 있다. 한국교회생태계연구네트워크(교생연N·대표 한경균 목사)가 주인공이다.

거창해 보이는 모임의 속내는 실상 소박하면서도 알차다. 상반된 모습을 지닌 교생연N은 2020년 3월 코로나19 확산으로 비대면이 일상이 되기 시작하던 때 독서 모임으로 출발했다. 현재 정체성도 독서와 토론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마땅히 이름도 없던 모임에 교생연N이라는 명패가 걸린 것도 16개월이 지난 뒤였다.

거리두기로 자연스럽게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을 활용해 책을 읽고 토론했다. 신·구 세대 목회자와 교인이 진행한 토론은 한국교회 미래에 대한 고민으로 이어졌다. 사색과 성찰이 부족한 시대, 신학적이면서도 목회적 질문을 던지고 이 과정 속에서 희미한 활로를 찾아가기 시작했다. 모임이 계속될수록 교생연N에 참여한 다양한 이들의 모습이 미래 교회에 투영돼야 건강한 교회를 바랄 수 있다는 공감대도 형성됐다.
 

책 읽기 모임을 알리는 교생연N의 초대장. 교생연N 제공


지속적인 독서는 고민과 토론의 깊이를 더했다. 그동안 교생연N 회원들은 ‘한국기독교형성사(옥성득)’ ‘우리가 몰랐던 1세기 교회(박영호)’ ‘햇빛을 받는 곳마다(사무엘 H. 마펫)’ ‘저항하는 그리스도인: 세상을 밝힌 한국 기독교 저항사(강성호)’ ‘포스트 크리스텐덤 시대의 한국기독교(장동민)’ ‘아시아 신학 산책(안교성)’ 등의 책을 읽었다. 교회가 걸어온 역사와 걸어갈 미래를 짚은 책들이 주를 이뤘다.

5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한경균 목사는 교회가 지향해야 할 생태계를 미리 구상해 보는 공동체가 필요한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한 목사는 “20~30대 신학생들은 레드오션에 뛰어들어 목회해야 하는 운명에 놓였고 이미 자비량 이중소명직 목회를 선택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신학대는 입학 정원 채우기에 급급한 게 현실”이라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 바람직한 한국교회 내일의 모습을 고민하기 위해 세대와 직분을 초월한 40여명의 신앙인들이 느슨한 연대 안에 뭉쳤다”고 소개했다. 그는 “당장 정답을 못 찾는다 해도 고민하는 모임이 계속되면 결국 교회의 건강한 미래를 열 열쇠를 만들어 갈 수 있을 것”이라며 “무엇보다 다양한 세대의 기독교인이 모였다는 게 의미있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교생연N은 논의의 장을 넓히기 위해 중국과 일본, 북한 등 동북아역사문화연구와 세계교회협의회(WCC) 아시아기독교협의회(CCA) 로잔 운동 등과 글로벌파트너십연구, 여성과 청년 기독교인을 중심으로 한 한국개신교미래연구 등을 진행할 예정이다.

교회 안 청년들의 목소리를 담기 위한 ‘신박한 청년학당(소장 홍승만 목사)’도 조만간 출범한다. 학당에서는 MZ세대의 변혁적 제자도를 향하는 길을 모색한다. 변혁적 제자도란 예수님의 제자로 살아가는 이들의 변혁적 삶을 뜻한다.

교생연N의 시도가 관심을 끄는 건 세대와 성별을 아우르는 신앙인들의 자발적 모임이라는 데 있다. 이미 세계교회는 여성과 청년들의 참여가 보편화돼 있다. 한국에 복음을 전한 미국장로교(PCUSA)나 호주연합교회(UC) 등 해외 교회들은 여성과 청년 총대 비율을 정해 두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교회 현실은 다르다.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는 지난해 열린 총회에 참석한 총대 1500명 중 고작 34명(2.27%)이 여성이었고 한국기독교장로회(기장) 총회도 총대 644명 중 여성 총대가 61명(9.4%)에 그쳤다. 여성 안수를 허락하지 않은 예장합동과 고신, 합신 등은 아직 한 명도 없다.

청년 총대도 마찬가지다. 예장통합은 언권회원으로 참석한 청년회전국연합회장 1명이 전부였고 기장 총회는 4명의 청년 언권회원이 참석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예장통합이 ‘총대 비례대표제 도입’을 논의했지만 통과되지 못했다.

교생연N 구성원들은 점진적인 변화를 기대하고 있다. 경은화 의정부 주의몸된교회 집사는 “교회 안에 다양한 세대와 남녀가 조화롭게 참여해 수평적 논의를 하는 모임을 찾기 힘들다”면서 “책을 읽고 토론하는 과정에서 앞으로의 교회도 이런 구조를 가지길 바라는 마음이 생긴다”고 말했다.

민대홍 파주 서로교회 목사도 “초창기 우리나라 교회는 시대 문제를 고민하고 토론하는 공론장 역할을 했지만 지금은 일방적 지시가 보편화 됐다”며 “교생연N의 가장 큰 장점은 격의 없는 대화를 통해 고민의 깊이를 더한다는 데 있다. 소통의 능력으로 교회의 미래를 열어가길 기대한다”고 소망을 밝혔다. 김승곤 안양 초대교회 목사는 “모여서 힘을 갖자는 게 아니라 우리부터 변화하자는 모임”이라며 “2030년 이후 한국교회 흉년이 오기 전 한국교회가 지닌 은사와 자원을 잘 발견하고 활용해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몸부림으로 봐 달라”고 설명했다.

장창일 기자 jangci@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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